백두산은 한마디로 개괄하면 동방 원리의 화유(化囿)입니다. 동방 민물(民物)의 가장 커다란 기댈 대상이요, 동방 문화의 가장 긴요한 핵심이요, 동방 의식의 가장 높은 근원입니다. 동방에 있어서 일체의 중추가 되는 기관이 되어 만반(萬般)을 잘 되도록 주선하여 운화하고, 일체의 심장이 되어 만반을 조건 없이 베풀어 퍼...
조선의 국토는 산하 그대로 조선의 역사이자, 철학이며, 시(詩)이고, 정신입니다. 단순한 문자가 아닌 가장 명료하고 정확하고, 또 재미있는 기록입니다. 조선인 마음의 그림자와 생활의 자취는 고스란히 또렷하게 이 국토 위에 박혀 있어, 어떠한 풍우(風雨)라도 마멸시키지 못한다는 것을 나는 믿습니다. 나는 조선 역사의 ...
조화로움이 한껏 표출된 금강산(金剛山)은 인류 공통의 위대한 미적 재산이요, 우주를 장식하는 최고급의 한 물건이다. 단지 조선과 조선인만이 독점한 듯 제 집안 자랑으로 삼을 것은 아니다. 자연의 빼어난 기운이 몰리고 몰려 인간 세상의 아름다움과는 비견될 수 없는 금자탑을 이룬 곳에 바로 그 지킴이 노릇할 운명을 타고...
금강산은 보고 느낄 대상이지 말로 꾸미거나 본떠 낼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솜씨가 펼쳐진 것들 중에서도 지극히 정교하고 신묘한 것이거늘, 사람의 변변치 못한 재주로 어디에 감히 시험해 볼 수조차 있겠습니까. 그러나 보도록 권유하고 또 길을 잡아 이끌어주는 데에는 의연히 문자의 힘을 빌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여 금...
나도 요동 벌판에 이르러 시원하게 한번 곡(哭)하고 싶다. 무엇이라는 것보다 통곡하고 싶은 심정이라 함이 가장 사실에 가깝다. 그러나 다만 대자연에 곡하자는 것이 아니며, 다만 새장에서 빠져나온 새의 쾌감을 소리 지르자는 것도 아니다. 또 점잖게 철학적 이치의 높은 봉우리에서 눈물에 의탁해 견식을 자랑하자는 것도 아...
고적은 실물의 역사이며 국토의 노리개이다. 또한 문화 민족으로서의 지체가 높음을 증명하는 재료이다. 민족과 국민 생활에서 이것이 가진 의의는 진실로 심대하고 볼 수 있다. 조선은 세계적으로 손꼽을 만큼 유서 깊은 나라로서, 전해오는 고적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모두 남부러울 것이 없다. 도리어 누구에게든 어깨를 뽐낼...
이 책은 호남 4대 실학문인인 신경준, 위백규, 황윤석, 하백원과 석정 이정직 등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문인들의 한시 연구서이다. 총3부에 16편의 연구 논문이 실렸다.
조선 중기 이후 호남의 실학문인인 신경준, 위백규, 황윤석, 이정직의 문학작품과 성격,활동을 서술하면서 고려 후기에서 조선 초기에 활동한 ...
지금까지 나는 꽃동산 같은 세상을 마치 모래밭처럼 걸어 왔다. 뙤약볕이 모래알을 볶는 듯한 반생의 지난 길에서 그래도 봄빛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고, 목마르고 다리가 아픈 줄 몰랐던 것은 진실로 내 세계의 태양이신 그이-님이라는 그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여기 뽑은 시들은 그를 따르고 그리워하고, 그리하여 님께 가까워졌...
아름다운 내 소리, 넉넉한 내 말, 한껏 잘된 내 글씨, 이 올과 날로 내가 된 내 글월, 이리도 굳센 나로다. 버린 것을 주우라, 잃은 것을 찾으라, 가렸거든 헤치라, 막혔거든 트라, 심어라 북돋우라 거름하라, 말로 글로도나. 나를 세우라 온갖 일의 샘이니, 생각의 나부터 안치라, 온갖 생각의 흐름이니, 글월에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