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에 저자의 말에 따르면 ‘문집은 한 사람의 사적과 시문을 모아 만든 책으로서 한 세대의 배경이나 사상이 깃들어 있고 선조의 역사와 자손에게 남긴 유훈이 담겨 있는 백세불후(百世不朽)의 귀감인 동시에 자손 된 사람의 도리로서 주옥같은 글을 반드시 읽고 깨우쳐 선조의 숨결과 얼을 체득함으로써 때때로 숭조 목족(崇祖睦族)하는 관념이 더욱 유연(油然)하게 일어나게 될 것이니 이러한 깊은 뜻이 그 속에 담겨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서의 경우 한자로 기재되어 몇몇의 인사를 제외한 사람들은 쉽게 접할 수 없기에 집안 불초소손 보유한 단 두 권의 서적이 유실된다면, 이대로 부군의 막중한 행적과 문장이 민멸(泯滅)될지도 모르겠다는 저자의 절박한 심정으로 저자의 증조부인 조선의 유학자 이병화(1869~ 1941)의 출생 149年이 되는 해를 기념하여 그 가 남긴 시집을 한글로 번역하여 부군을 기리고자 기획, 출간한 것이다.
조선의 유학자. 호는 눌운(訥雲), 어산(於山). 자는 초계(初啓, 啓初의 誤書), 본관 연안(延安). 연안군(延安君) 이무(李茂)의 후손, 정기(鼎基)의 손자. 성품이 온후인자(溫厚仁慈)하며 한학에 조예가 깊어 유림의 덕망이 높았다. 음사(蔭仕)로 감동관(監董官)에 이르렀으며, 글씨를 잘 썼는데 주로 안진경체를 본받았다. 사망 후 경향 각지에서 조문객이 잇달아 유림장(儒林葬, 29일 간)으로 성대히 거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