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문학사에서 비주류작가로 분류되어 한동안 잊혀져왔던 작가 김광주(1910~1973)가 학계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2000년대 후반부터다. 초기 학계의 관심은 김광주의 30년대 중국배경의 작품들에 쏠리다가 관련 중국 자료들이 속속 발굴되면서 점차 중국문학 관련과 중국 현대문학 번역 소개, 그리고 김광주와 영화 관련에 대한 관심으로 바뀌어 현재까지 그 발굴과 연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학계에서는 김광주의 중국경력과 중국에서의 문필활동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면서 한・중 현대문학 교류사와 한국 외국문학 번역사에서 차지하는 그의 위상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 1920년대 말, 20살 미만의 나이에 중국 상해에 유학 왔던 김광주는 그때부터 1945년 ‘8.15해방’을 맞아 귀국할 때까지 장장 14년(중도에 2년 남짓한 기간 국내에 머물렀던 적이 있음, 편자 주) 남짓한 세월을 중국에서 보냈다. 초기 김광주는 상해를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중일전쟁이 발발한 후, 상해를 떠나 북경・길림 등 지역을 전전하면서 파란 많은 이국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총체적으로 볼 때, 그의 중국생활에서 가장 의미가 있었던 시기는 상해시절이 아닌가 싶다. 이 시기 김광주는 중국 현대문학 작품과 비평 문장들을 광범위하게 탐독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국내에 번역 소개하는 한편 또 자신의 중국 경험을 바탕으로 다수의 중국 배경의 소설들을 창작함으로써 중국의 현대문학을 조선에 번역소개・전파하고 조선 현대문학의 내연과 외연을 확장하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특기할 것은 이방인인 김광주가 상해시절 중국 상해지역의 여러 신문과 문예잡지들에 다량의 외국문학과 영화 관련 소개 문장 및 문예평론 문장들을 중국어로 번역・게재함으로써 중국문단과 영화계, 그리고 일반 독자들이 서구문화 문학과 영화 예술을 만나고 이해할 수 있는 교량적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김광주가 나름의 열망과 실천으로 이룩한 성과들은 동아시아 3국의 문학과 영화예술 교류사에는 물론 동서양 간의 문학예술 교류사에도 의미가 있는 기여가 된다고 본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처럼 소중한 자료들이 오랜 세월동안 중국 내 각 도서관들의 깊숙한 곳에서 잠든 채 세상에 알려져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본 자료집은 김광주가 상해 시절 중국의 각 신문과 잡지에 중국어로 발표했던 문학 또는 영화와 관련 문장들을 단행본으로 묶은 것이다. 당시 김광주는 상해 지역의 『신보(晨報)』와 『민보(民報)』, 『대미만보(大美晚報)』, 『대만보(大晚報』 등 신문들과 기타 지역의 『무한일보(武漢日報)』, 『양춘소보(陽春小報)』, 『익세보(益世報)』 등 신문들의 문예란, 그리고 『서북풍(西北風)』을 비롯한 『문예전영(文藝電影)』, 『제일선(第一線)』 등과 같은 잡지들에 문학과 영화와 관련한 중국어문장(번역문장 포함)들을 대량 발표하였다. 현재까지 추적한 자료에 따르면 첫 중국어문장이 발표된 1934년 5월을 기점으로 하여 1937년 말 상해를 탈출하기까지 이 사이에 창작했거나 번역하여 게재한 중국어 문장들이 약 140편에 달한다. 여기에는 서양(러시아 포함)문학과 서양영화와 관련한 문장이 있는가 하면 일본과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 3국의 영화나 문학과 관련한 글들도 있다. 특히 영화 같은 경우에는 영화 비평이나 영화 소개에 대한 것들 외에도 영화 산업이나 영화감독, 또는 영화 촬영 기교 같은 것에 대한 소개문장들도 있어 내용이 자못 다양하다.
김광주 (1910~1973) 소설가, 평론가, 번역가 일제 강점기 중국 현대문학을 한국에 소개하고, 한국 문예를 중국에 소개하여, 한・중 현대지식 교류에 큰 업적을 남겼다. 1929년 상해로 유학 온 김광주는 남양의학원[南洋醫學院]을 중퇴하고, 문학에 입문하였으며 소설을 창작하는 한편 상해 지역 여러 잡지와 신문에 다량의 중국어 평론 문장들을 발표하여 중국 문예평론계의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광복 직후 귀국하여 1947년 『문화시보』, 『예술조선』 창간에 관여했으며, 그 이후 경향신문사 문화부장으로 재직하였다. 광복 이후에도 지속적인 창작 활동을 전개하여 「결혼도박」(1952), 「연애・제백장」(1954), 「혼혈아」(1960) 등 단편집을 펴냈으며, 차오위(曹禹)의 「뇌우(雷雨)」(1946), 「일출(日出)」(1946) 등 중국 현대희곡과 루쉰(魯迅)의 「고향(故鄕)」(1946), 「아Q정전(阿Q正傳)」(1946), 「광인일기(狂人日記)」(1946) 등 중·단편 소설, 그리고 세빙잉(謝冰瑩)의 「여병자전(女兵自傳)」(1964), 「이혼(離婚)」(1964) 등 장편소설들을 번역하였다. 이외 「비호(飛虎)」(1966), 「풍운검(風雲劍)」(1969) 등 중국 무협소설들을 다수 번역하기도 하였는바 그중 『경향신문』에 연재한 「정협지(情俠誌)」(1961.1~1963.11)는 한국무협 소설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편: 김철 [金哲]
산동대학교 동북아대학 한국어학과 교수, 문학박사, 연구방향:한·중 근현대문학 비교. 中國山東大學東北亞學院韓國語系教授,文學博士,研究方向為韓中近現代文學比較。
편: 장경도 [莊慶濤]
산동청년정치대학교 외국어대학 한국어학과 강사, 연구방향:한·중 현대문학 비교. 中國山東青年政治學院外國語學院韓國語系講師,研究方向為韓中現代文學比較。